김연수 소설집.이십대 시절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작가의 이십대 시절의 이야기, 그래서 현재의 이십대의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들 일지도 모르겠다. 이십대. 그런 때가 있었나 싶다. 재수하던 시절,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던 대학, 대학원 시절, 연애한다고 심야버스타고 다니던 시절, 그러다 결혼. 누구보다 바쁜 이십대를 보낸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뭐하면서 지냈는지, 그 많고 소중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 것은 아닌지. 어떤 것에 꽂혀 열심히 무언가를 했지만, 그리고 그때는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 것들. 물론 그런 것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겠지만.그리고 이제 사십대가 되었지만 이 책 <스무 살>을 읽노라면 그 시대의 이십대와 지금의 사십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십대여도 삼십대여도 사십대여도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인지, 나이는 들어가지만 세상도 변해가고, 세상의 변화와 나이듦이 서로 맞물려 계속 같은 고민을 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그런 의미에서 다음의 문장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스무 살이 지나가고 나면, 스물한 살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 (p.9)스무 살. 그 이후로는 모두 삶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그것이 죽을 때까지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나이가 든다는 건, 변하느냐 변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변한 자신을 받아들이는 받아들이지 않느냐의 문제였다. (p.50)P.S.간밤에 꿈을 꾸었다. 스무 살적이 아닌 십대 중후반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 때가 이십대때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다. 쳇바퀴 돌 듯 살았지만 그 와중에 여러 일들이 있었던 그 때. 갑자기 여러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몇몇 이름들은 기억이 날듯 말듯. 생각해보면 십대 이후로 성장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김연수 문학의 시작, 15년 만에 다시 펴내는 그의 첫 소설집!
1994년 등단한 이후 21년 동안 8권의 장편소설과 5권의 소설집을 펴낸 이가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자면 1년 반에 한 권꼴로 작품을 발표해온 셈이다. 이를 더 잘게 쪼갠다면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다는 얘기일 테다. 오직 ‘쓴다’라는 동사로만 자신을 증명해온 작가, 바로 김연수다. 그러니 ‘풍부한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국소설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지적 소설의 한 장(場)을 열어젖혔다는 평에서부터 ‘우리 시대의 가장 지성적인 작가’라는 평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러한 설명은 그의 성실한 소설쓰기가 어떠한 지반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의 소설세계를 갱신해온 작가 김연수, 지금의 그를 예감케 하는 그의 첫 소설집 스무 살 을 마침내 15년 만에 다시 펴낸다.
이번 개정판은 단순히 초판의 몇몇 오류를 바로잡고 차례를 새로이 정한 데서 그치지 않는다. 문예지를 통해 발표했으나 단행본에는 묶이지 않았던 「사랑이여, 영원하라!」와 세상에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미발표작 「두려움의 기원」을 수록해, 김연수의 첫 소설집이 재발간되기를 오래도록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스무 살 _007
마지막 롤러코스터 _045
공야장 도서관 음모사건 _079
사랑이여, 영원하라! _121
뒈져버린 도플갱어 _149
구국의 꽃, 성승경 _179
죽지 않는 인간 _203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 1954년 _267
두려움의 기원 _295
작가의 말 _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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