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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괴담집입니다.오래전의 일입니다. 이글루스 블로그가 유행이던 시절에 손안의책 출판사에서 나온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라는 책에 대한 포스트를 읽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았지만 결국 사지 못했고 곧 다른 것으로 관심이 바뀌면서 그런 책이 있었지 정도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에 대한 관심이 늘 있었어요. 근데 나이를 먹다보니 학원물은 좀처럼 손이 안가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작품을 읽었습니다. 태양이 없는 자리 였던가요? 잔잔하면서 사실감있고 섬세한 구성과 미스터리적 요소가 주는 글맛이 이게 츠지무라 미즈키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기회가 되어 작가의 괴담집인 동그라미를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직접 괴담집을 내는 경우가 흔하진 않은것 같아요. 적어도 제가 아는 작가중엔 없어요. 이 책은 진짜로 괴담집입니다. 아주 짧은 이야기와 짧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밤에 읽으면 오싹오싹하고요. 90년대에 유행했던 몇몇 시리즈들이 떠오릅니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이런 괴담집을 보기 힘든것 같아요.표제작인 동그라미도 나쁘지 않지만 다른 이야기들도 좋습니다. 짧은 이야기들이니 재미있는 걸 땡기는대로(?) 읽으셔도 좋을것 같아요. 작가가 쓴 괴담집이라 형식적이고 재미가 없겠지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 더운 여름날 스릴을 기대하시는 분께는 추천이고요.단, 일본 책이라서 일본적 풍습이나 요소가 조금씩 있습니다. 원래 괴담집이라는게 지역색을 띄니까요.
나오키 상 수상 작가의 마음을 울리는 영혼의 이야기 슬픈 이야기지만 무섭다. 그리고 아름답다. 누구나 어디선가 느껴 본 적 있는 보편적 일상 속 서늘한 공포, 그리고 불안함과 아련함이 뒤섞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 저자 츠지무라 미즈키는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청춘 소설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미스터리와 가족 소설에까지 영역을 확장한 다재다능한 이야기꾼이다. 과장 없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함으로써 현실적인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그녀가 쓰는 호러 스토리는 ‘무서움’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있는 인간의 심리를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다. 공포를 소재로 한 단편집으로는 이미 테두리 없는 거울 을 집필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현실적인 무서움에 집중하기 위해 과감하게 모든 것을 알려 주지 않는 방식을 취했다. 특히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자신이 경험했거나 들었던 ‘실화계’ 괴담들을 재구성하여 이야기 속의 괴담은 물론, 작품 하나하나가 괴담 자체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수록된 작품들 중, [10엔 참배]나 [죽음의 숨바꼭질], [소문 지도의 저주] 등은 질투와 시기심 등 작가의 특기이기도 한 10대의 심리 묘사를 잘 녹인 오싹한 이야기이고, [어둠 속의 아기 울음]이나 [다마다마 마크]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자신의 경험담을 증폭시킨 나쁜 꿈같은 이야기이며, [스위치], [우리 동네 점쟁이], [나마하게의 방문]은 [기묘한 이야기]의 에피소드를 보는 것처럼 각각의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시각적 묘사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이자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일곱 개의 종이컵]은 TV 심령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함께 유령이라도 좋으니 죽은 자식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부모의 간절함과 슬픔을 그리고 있다.

10엔 참배
이상한 편지
언덕 위
죽인 것
스위치
우리 동네 점쟁이
어둠 속의 아기 울음
다마다마 마크
동그라미
나마하게의 방문
죽음의 숨바꼭질
소문 지도의 저주
일곱 개의 종이컵
옮긴이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