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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진로인문학


국민대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인문학 강좌를 책으로 엮었다. 여덟 명의 강연자가 나섰는데, 각각 자신의 전문분야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강연을 녹취한 듯한 느낌으로, 강연자들의 말투까지 대체로 살려낸지라, 강연자마다 그 내용만이 아니라 말투와 진행 방식도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냉혹한 현실을 부드럽게 비춰주면서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것을 권유하는 김경집의 이야기는 귀를 기울이게 만들고,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통해 꿈을 가질 것을 제안하는 이남석의 접근방식은 생각한 만큼 잘 진행되지는 않은 듯했지만(살짝 웃음) 나쁘지 않은 강의였다. 반면 힘든 일이 있어도 웃으며 지내라는 김종휘의 말은 살짝 막연했고, 시종일관 깐족대는 느낌으로 학생들의 대답을 비웃는 강신주의 글은 불편했다. 즐겁게 놀다보면 좋은 것이 떠오를 수 있다는 이명석의 말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게 학생들에게 잘 와닿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또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탐색하는 게 중요하다는 박승오의 말이나, 꿈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작은 행동이라도 시작하라는 김영광의 조언은 실천적인 면에서 귀담아 들을 만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큰 깨달음까지 준다고 보기엔 어렵다. 그리고 마지막 강연은 지나치게 막연한 느낌이랄까... 책 제목만 보고 조금은 딱딱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수월하게 읽히는 내용이었다. 다만 강연자들 사이에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강신주의 깐족거림과 나머지 강연자들의 격려 사이에) 조금은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건 공저자들이 각각 내용을 쓴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약점이다. 물론 개중에 마음에 드는 내용을 찾아낼 수도 있다는 점은 장점일 수도 있지만. 그 경험의 양 때문에, 혹은 처해 있는 상황 때문에 청소년 시기에는 확실히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내 경우에도 그랬다) 인문학은 그렇게 좁아진 시야를 넓혀주고, 구부정하게 굳어진 자세를 한 번 크게 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 그런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이런 강좌를 준비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직접 그 자리에 참여하지 못했더라도 이렇게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으니 어마나 좋은가.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한 청소년들에게 여덟 명의 어른들이 자아를 탐색하고 꿈을 찾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인문학자, 교수, 청소년 진로멘토,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저자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인문학’ 강연을 엮었다. 나를 안다는 것은 무엇인지, 세상은 왜 알아야 하는지, 꿈이란 무엇인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차이는 무엇인지에 대해 나눈 대화는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서문 | 지금부터 행복을 꿈꾸세요
1강 | 나의 미래,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 김경집
2강 | 올바른 꿈을 찾는 3단 변신법 / 이남석
3강 | 오늘 힘들었다, 나는 웃었다. / 김종휘
4강 | 냉혹한 사회에서 당당한 삶을 꿈꾸며 / 강신주
5강 | 즐거움이 세상을 움직인다 / 이명석
6강 | 시계를 멈추고 나침반을 보다 / 박승오
7강 | 리틀액션 빅체인지 / 김영광
8강 | 스무 살, 나의 비전 / 이의용